참외는 참 외롭다

김서령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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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나남산문선 80
판형 신국판
면수 424
발행일 2014-08-10
ISBN 978-89-300-08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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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에 '당분'과 '센티멘털'이 첨가된 오늘날,
참-외로움, 그 꿋꿋한 다릿심과 싱그러운 땀내, 청량한 고요를
다시 찾는 아름다운 산문들 !
 
신문과 잡지에서 인터뷰 전문기자로 오래 일한 칼럼니스트 김서령의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참외는 참 외롭다》는 발랄한 제목만큼이나 경쾌한 그의 산문들을 한데 모았다. 서령(瑞鈴), 상서로운 방울소리라는 그의 이름 탓일까, 한 장 한 장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기분 좋은 방울소리가 들려오는 듯 행복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오래된 이야기 연구소’의 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그의 시선은 언제나 오래된 것, 사소한 것,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을 향해 있다. 청계천의 시작점에 자리 잡고 생경한 색과 모양으로 뾰죽 솟은 소라탑에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는 그이지만 그 곁에 피어난 작고 여린 들풀들에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고야 마는 것. 그것이 바로 김서령의 글, 그 저변을 이룬다.
이제는 모두 없어지고 마지막 남은 성냥공장에 작지만 굳센 믿음을 보내는 것, 동네 길가에 누가 내다버린 낡은 대바구니를 냉큼 집어들고 돌아와 마당 한켠을 내어주고는 그 안에 손님처럼 찾아든 여린 야생화의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는 것, 어릴 적 유난히 약한 손녀를 대추나무에게 딸로 주며 대추나무 같은 억셈과 장수를 두손 모아 빌던 할머니의 간절함을 잊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이 저자 김서령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사소함 속의 위대함을 놓치지 않고, 걸으면서 생각하는 사색의 힘을 믿는 그의 시선을 쫓다보면, 무미해진 당신의 일상마저 어느새 충만한 의미를 지닌 채 다가오게 될 것이다.
김서령의 글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엄마와 딸, 그 끊을 수 없는 치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폐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끊어질 듯한 기침을 기억하고, 딸의 수능시험날 길상사에서 멈출 수 없던 간절한 절, ‘관세음보살’ 외는 소리에 뚝뚝 흐르던 눈물을 체험하고, 어른이 되어 곧 엄마의 품을 떠날 딸의 창에 풍경을 걸어주는, 딸이었고 엄마였던 그의 고백 앞에 울컥이는 마음을 멈출 수 있는 독자는 많지 않다.

참외는 왜 외로울까? 진정한 참-외로움을 이야기하다!

홀로 피어야 열매가 둥글게 자랄 수 있다. 곁엣 놈에게 방해받지 않아야 마음껏 몸이 굵어질 수 있다. 단독자로 용맹정진해야 몸 안에 단맛을 충분히 저장할 수 있다. 외가 홀로 비와 어둠과 바람과 땡볕을 견디고 또 누리는 것은 그 길만이 안에서 익어가는 성숙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외’의 진정한 의미다.
― 참외는 참 외롭다 中

오늘날의 외로움엔 달짝지근한 ‘센티멘털’이 자리 잡았다. 홀로, 노랗고 향기롭게 익어가는 참외의 참-외로움이 아닌 나약한 의존과 절제되지 않은 감정의 호소만이 남은 것은 언제부터인가. 진정한 외로움, 홀로 성숙하는 단단한 마음과 곁눈질 하지 않는 곧은 마음의 축이 달달한 당분, 쉽사리 약해지는 무른 징징거림에 자리를 내준 것은 언제부터인가. 참-외로움, 그 꿋꿋한 다릿심과 싱그러운 땀내, 청량한 고요를 다시 되찾게 하는 글들을 이 책, 《참외는 참 외롭다》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책머리에 5


약산은 없다


학교에 간다    15

약산은 없다 1   28

약산은 없다 2   32

대추나무 딸 혹은 아바타   40

사라진 편지    45

좌판에 앉아   52

핸드폰 길들이기   57

10월의 마지막 밤   62

창   66

횡단보도에서   70

참외는 참 외롭다   73

나목을 내다보는 시간   78


아카시아에 바친다


사과   87

복통    89

과꽃이 피었다!   94

가을무에 단맛을 들여라   97

월식을 보다   101

9월은 간다   104

다시 9월이 간다   110

단풍 구경   113

분꽃이 피었다   116

11월의 끝   120

아카시아에 바친다   124

득만권서 행만리로   127

이런 책을 읽어라   137


삶은 테크닉이 아니다


크리스마스 무렵   143

폭설에 갇히다   146

쓴맛 모르면 단맛도 모른다   149

사소함 속의 위대함   153

콩을 심자!   156

꽃구경에도 윤리가 있다   162

초등학교 권기봉 선생님   166

섣달그믐 밤   172

삶은 테크닉이 아니다   179

매미가 운다   182

내 삶 속의 〈농포일기〉   185

낡고 작은집이 더 좋다   198

밥값과 책값   201


시시한 물건은 없다


저 낡은 치마   207

아름다운, 낡은, 빈, 집   212

새   216

옛 접시   220

콜럼버스 라디오   224

정향극렬주를 아시나요   229

덕산양조장   232

마지막 성냥공장   238

예산장터 버들국수집   245

목수 신영훈   252

사투리, 그 아까운 보석들   257

시시한 물건은 없다   261

여행에서 배운다   265

행복은 값이 없다   270

깊은 휴식을 원하는 이에게   274

그에게 열광하다


꽃잎을 짓이겨 쓴 역사   283

사랑   287

그에게 열광하다   293

엄마생각   306

절   316

내 몸은 생로병사를 세습한다   319

소금벼락 맞던 날   322

딸에게 풍경을 주다   325

충분히 아름다운 딸에게   329

결혼을 망설이는 너에게   333

배필 없이 살 수 있겠느냐   341

내 부엌, 인생찬란 유구무언   345

설거지 방식을 다시 살핀다   352


나는 걸으면서 생각한다


감자를 찬미하다!   359

기억처럼   366

부용산    371

이런 출판기념회   375

가자미   381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385

울고 간 그의 영혼   390

꽃은 져도 의미가 남는다   393

호유인지용삼덕   397

마른버짐    403

미안하다 사랑한다 독도여!   406

슬레이트 집   409

산꼭대기 저물녘   416

나는 걸으면서 생각한다   419

지은이 ㅣ 김서령

오래된 이야기 연구소 대표, 칼럼니스트.

신문과 잡지에서 인터뷰 전문기자로 일하면서 개인과 씨족의 역사, 주인의 숨결을 닮은 집, 오래 묵은 물건들, 수공업적 삶의 방식에 특별한 흥미를 지녀왔다. 의식주에 녹아 있는 의례들과 여성의 일과 놀이, 인류의 해묵은 이야기인 신화와 설화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지니고 있다.

어린 시절 살았던 집과 먹었던 음식, 입었던 옷의 기억을 통해 자아를 재발견하고 치유하는 글쓰기 실험실〈오래된 이야기 연구소〉를 운영 중이며,〈중앙일보〉에 “김서령의 이야기가 있는 집”을 10년째 간헐적으로 연재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인터뷰 칼럼을 모은《김서령의 家》,《여자傳》,《삶은 천천히 태어난다》,《김서령의 이야기가 있는 집》,《안동 장씨 4백 년 명가를 만들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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