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누들로드의 시작 산시山西
그 화려한 국수문화의 숨은 조력자 석탄煤炭
산시, 석탄국수를 만나다!
EBS 세계테마기행 화제작 <5천 년의 시간 여행, 중국 산시성>
그 못다 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중국의 지난 100년을 알고 싶다면 상하이를, 1,000년을 알고 싶다면 베이징을 보라.
그러나 당신이 중국의 3천 년이 궁금하다면 산시(山西)를 보라!
산시를 이해하는 것은 중국을 이해하는 것과 멀지 않다. 산시사람들이 즐겨하는 말처럼 중국 3천 년 역사가 산시의 이야기와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시는 어디서부터 파악해 나가야 할까? 좋은 안내서가 바로《산시, 석탄국수》다.
국수, 석탄, 그리고 산시사람. 이 책은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산시를 소개한다. 중국전문기자인 저자가 직접 산시 곳곳을 누비며 취재한 이야기들은 산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물론이고 정치와 경제, 역사와 평범한 산시사람의 일상까지 두루 소개한다. 마치 직접 여행을 다니는 듯한 생동감은 덤이다. 인기리에 방영된 EBS <세계테마기행>의 산시편, <5천 년의 시간여행, 중국 산시성>의 진행을 맡았던 저자는 방송에서 못다 한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았다.
탄광노동자의 검은 손이 만든 석탄국수,
그 이면에는 중국 경제성장에서 뒤쳐진 서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석탄국수’란 뭘까? 제목부터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 책은 “1장 석탄국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값싸고 맛있는 대표적 서민음식인 국수의 본고장, 중국 누들로드의 기원이 바로 산시이기 때문이다. 산시는 황토고원지대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밀가루를 주식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중국 최대의 석탄산지이기도 한 산시의 또 다른 환경조건은 산시사람들에게 석탄 사용 보편화를 허락했고, 석탄의 강한 화력으로 짧은 시간 동안 면발을 삶아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산시국수의 전국적 대중화는 삽시간에 이루어졌다. 한국의 ‘김밥천국’만큼이나 중국 전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산시면식’(山西麵食)이 이를 증명해준다. 결국 산시국수가 지금의 명성을 자랑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숨은 조력자 석탄의 역할이 결정적이었고, 그래서 석탄국수라는 호칭이 탄생했다.
하지만 석탄국수에 대해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오늘날 중국의 오지 중 하나로 꼽히는 산시의 맨얼굴이 드러난다. 석탄 채굴이 주요산업인 산시는 수도 베이징을 비롯, 주변 대도시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석탄대성’(石炭大省)이자 중국 경제발전의 동력기지이다. 그러나 정작 산시사람들은 제한송전과 잦은 전력난으로 불편을 겪고, 탄광의 안전설비는 형편없는 수준이어서 매년 탄광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는 광부의 숫자는 줄어들 줄을 모른다. 하루 종일 좁고 어두운 지하 갱도에서 목숨을 걸고 석탄을 캐는 수많은 광부들. 그들에게 짧은 시간에 조리할 수 있는 값싼 국수야말로 최적의 음식이다. 광부의 ‘검은 손’이 캔 석탄의 화력으로 완성된 국수를 다시 그 ‘검은 손’으로 먹는 것, 이것이 바로 석탄국수가 담고 있는 슬픈 이야기이자 산시의 민낯이며 나아가 빛의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의 이면에 감추어진 현실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산시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저자는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한 번 맺은 신용은 목숨보다 중히 여기는 신의로 과거 중국 금융시장을 제패했던 산시상인 진상(晉商)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 그는 과거를 지키며 현재를 살아나가는 다양한 산시사람들을 만나면서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산시의 국수만큼이나 다양한 가능성을 그들에게서 찾는다. 또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화려한 성장 뒤꼍에 방치된 라오바이싱(老百姓)들의 비참한 삶을 고발하는 데 앞장서는 민중예술가 장지엔화(張建華)에게서도 희망을 발견한다.
《산시, 석탄국수》에 담긴 살아 움직이듯 생생한 산시의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들은 산시와 중국의 3천 년과 나아가 현재의 중국을 만나게 될 것이다. 군침 도는 국수 이야기로 시작해 중국 성장 이면에까지 천착하는 저자의 노련한 안내와 함께 산시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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