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언론인 단체인 관훈클럽은 현 한국의 언론이 “삼각파도가 휘몰아치는 엄중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한다. 인터넷과 SNS의 등장으로 전통적 종이와 전파를 통한 매체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1998년 국제 금융위기 이래 직면한 자본의 횡포로 언론사의 편집과 경영 사이의 균형은 무너져버렸다. 그리고 사회 갈등의 심화와 치닫는 양극화로 인해 언론은 진영논리를 앞세우길 즐겨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세 방향에서 몰아치는 무시무시한 파고 앞에 언론은 위태롭다. 쉽게 불신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진단에 대한 본격 처방서로 관훈클럽은 이 책《한국 언론의 품격》을 출간했다. 언론이 직면한 문제를 기사의 품질, 한국형 기자제도, 언론의 자기성찰, 언론자유와 법제, 편집과 경영 간의 관계, 다섯 가지로 세분화하여 고찰하였고, 필자로는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이재경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과 교수, 김세은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심석태 SBS 국제부 부장, 남시욱 세종대 교양학부 석좌교수가 참여했다. 모두 현장과 이론을 두루 잘 아는 훌륭한 저널리스트이자 학자이다. 최대한 효율적으로 현장의 소리를 듣고 각 분야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마련하기 위해 다섯 차례의 집담회를 실시했으며, 주제별 집담회에는 신문과 방송, 통신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언론인이 참석했다. 이와 같은 현실인식과 극복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 모두 이 책에 담겨 있다.
1장 기사의 품질에서는 언론의 위기를 극복하는 핵심적 방법은 기사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며, 지금이야말로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골몰해야 할 때라고 언론인을 독려한다. 2장 한국형 기자제도에서는 미국, 일본의 기자제도와의 비교를 통해 보다 종합적, 체계적으로 한국 기자제도의 한계점들을 조명하고, 선진화를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3장 한국 언론의 자기성찰에서는 한국의 미디어 보도와 미디어 비평의 현실을 조명하고, 자기성찰을 통해 언론이 한 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한 공중의 시민적 숙고의 메커니즘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할 것을 제안한다. 4장 한국 언론의 품격과 언론 법제에서는 한국 언론 법제의 주요 쟁점을 살펴보고,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언론 자유 사이 왜곡된 균형감을 지적하며 언론 법제의 역할을 고찰한다. 5장 편집과 경영의 바람직한 관계에서는 언론의 품격을 지키기 위한 편집인과 경영인의 권한과 책임을 되짚어본다.
《한국 언론의 품격》은 새로운 언론상황과 변화를 고려하면서 기자가, 언론사가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고 공공성을 회복해 공동체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탐색하고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것이 바로 언론의 품격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 책은 현장 기자들뿐 아니라 예비 기자들, 언론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도 꼭 읽어봐야 하는 한국 언론에 대한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2014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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