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나 경제성장을 지탱해 줄 자원이 부족한 중국, 천혜의 자원을 누리나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아프리카. 이 떠오르는 두 대륙의 환상적인 파트너십이 전세계의 주목을 넘어 부러움 섞인 시기와 견제를 받고 있다. 중국과 아프리카, 이들은 언제부터 친해졌을까? 나아가 왜? 어떻게? 꼬리를 무는 의문들에 명쾌한 해답을 내리는 책이 바로 김동환ㆍ배수강의 <레드&블랙: 중국과 아프리카, 신자원로드 열다>이다.
이 책은 역사적, 경제적 냉철한 분석의 결과로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타산적 상호의존적’ 관계라고 정의한다. 양 쪽의 이해요소가 견고히 맞물려 이제는 서로를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관계로 자리한 것이다. 최대 외환보유국과 최대 자원부국의 숙명적인 만남이랄까. 중국을 아프리카 자원의 ‘포식자’로 묘사하는 서구국가의 달뜬 목소리가 힘을 잃는 순간이다. 이 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이 나아갈 방향도 제시한다. 현재 한국의 대아프리카 정책은 중국을 무작정 따라하며 장기적 안목이 결여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이제는 한국의 경제규모를 망각한 ‘퍼주기 식’ 외교, 외유성 ‘짝퉁’ 외교를 벗어나 내실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제대로 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 이 책은 중국이 선점한 아프리카라는 신흥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한국의 자원외교정책에 통찰력과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과거, 중국과 세계를 잇는 실크로드가 있었다면, 지금은 중국과 아프리카를 잇는 21세기 신 자원로드를 주목하라.
책의 구성
1부 아프리카의 수호자에서는 냉전이 시작된 1954년부터 마오쩌둥 시대가 막을 내리는 1976년까지 약 20여 년간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에 발생한 중요한 사건을 조명한다. 냉전 시기 중국식 사회주의를 전파하고자 중국이 선택한 곳은 아프리카였다. 이념의 순수성을 가장 우위에 두고 펼친 대아프리카 정책은 경제적 실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투자와 원조로 요약된다. 이는 오늘날 둘의 우호적 관계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배경이다.
2부 변화의 기원에서는 개혁개방 시대부터 철저한 경제관념, 즉 실용주의에 입각해 변화된 중국의 대아프리카 정책을 다룬다. 좀더 구체적인 통계와 자료를 곁들여 두 대륙 사이의 무역, 투자, 자원외교 현황을 소개하면서 양국의 외교를 경제적 시각으로 분석한다. 동시에 변화된 정책이 새로이 야기하는 문제점도 놓치지 않는다. 또한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가 불균형하다는 서구국가들의 주장이 과연 객관적인가에 대한 날카로운 해석도 돋보인다. 독자들은 중국의 대 아프리카 인식의 전환과 그 과정, 달라진 접근법 등의 명쾌한 정리를 통해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에 새롭게 놓인 21세기 신 자원로드를 뚜렷이 인식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