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밀알이 죽지 않으면

앙드레 지드 지음 권은미 옮김

판매가(적립금) 28,000 (1,400원)
분류 학술명저번역총서(학술진흥재단) 94040
판형 신국판
면수 480
발행일 2010-11-29
ISBN 978-89-300-8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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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28,000
앙드레 지드(1869~1951)는 발레리, 클로델, 프루스트와 함께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4대 작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또한 20세기 초엽 몇몇 문학인들과 공동 창간한 순수 문학잡지인《누벨 르뷔 프랑세즈(N.R.F.)》활동으로 당시 프랑스 문단의 대부 역할을 하며, 프랑스 문학을 쇄신하려는 노력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주도했던 작가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시, 소설, 희곡뿐만 아니라, 지드 개인과 그 시대에 대해서 하나의 증언이라고도 볼 수 있는 6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일기(1887~1950)와 자서전, 그리고 많은 외국 작가들에 대한 소개와 번역, 비평적인 글 등으로 무척 다양하고 풍요롭다.
1970~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국내에서 프랑스 작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이 번역된 작가였다. 그러나 이러한 번역현황이 정작 앙드레 지드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 같지는 않다. 이는 반복적으로 번역 소개된 작품이《좁은 문》(1909)과《전원 교향곡》(1919) 등 몇몇 작품에 집중되었다는 사실과 그의 작품세계가 갖는 특이성 때문일 것이다.
50세가 넘도록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지드에게 있어, 유일한 관심사는 자신을 ‘재발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작품세계는 바로 이 자아의 진정한, 그리고 총체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이었다. 따라서 지드의 전 작품은 전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작품 하나하나는 자신의 각 단면들을 극단적인 형태로까지 밀고 나간 것이다. 지드는 한편으로는 엄격한 청교도적 분위기 속에서 받은 교육과 사촌누이에 대한 신비주의적 사랑,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 아프리카의 태양 아래서 발견하게 된 육체와 생명의 환희로 크게 나누어질 수 있는 내면의 두 축 사이에서 심각한 내적 갈등을 겪었다. 이러한 갈등의 두 축은 끊임없는 왕복운동을 통해 자아의 진정한 모습을 구축하고자 하는 문학적 표현으로 이어졌다. 작가가 항상 말하듯 자신의 작품은 삶의 이야기와의 변증법적 과정 속에서 ‘다시 읽혀짐’으로써 이해받게 되리라는 것인데, 그 저변에 바로 이 자서전이 있는 것이다.
앙드레 지드(André Gide, 1869~1951)
 
앙드레 지드는 파리 법과대학 교수인 남불 출신의 아버지와 노르망디 출신의 부유한 부르주아 집안의 어머니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지드는 평생 자신을 분열시킨 이중성의 근거를 이 두 지방과 가정의 대조된 분위기에서 찾고 있다. 신경병 증세와 함께 허약한 체질로, 불규칙적인 학교 교육을 이어가던 지드는 열두 살에 아버지를 잃고, 다정하나 엄격한 어머니의 교육 속에서 청교도적인 윤리를 키우게 된다. 한편 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본능과 자유를 갈구하는 그의 일면 또한 공존하고 있었다. 열네 살 때 그보다 두 살 많은 외사촌 누이에 대한 신비주의적 사랑에 눈을 뜬 것, 그리고 1893~95년에 걸친 북아프리카 여행에서 육체의 세계와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을 발견한 것은 그의 내적 갈등의 두 축을 이루게 된다.《지상의 양식》(1897),《배덕자》(1902),《좁은 문》(1909),《전원 교향곡》(1919) 등 그의 작품세계는 이 내적 갈등의 표현이자 자아의 진정한 모습을 탐색하는 과정이었다. 지드 인생의 총체라 할 수 있는 소설《사전꾼들》(1926)의 집필을 끝낸 다음, 콩고 여행을 떠난 지드는 식민지에서 자행되는 착취행위를 보고 이를 고발하는 글을 쓰게 된다. 자아의 탐색에서 사회로 눈을 돌린 그는 또 공산주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소련여행을 했으나, 공산주의 체제의 실상을 보고 실망하게 된다. 1947년 노벨 문학상을 받고, 사후 그의 전 작품이 바티칸에 의해 금서목록에 오른 그의 삶과 작품은 한 시대의 증언이자 한 인간의 내적 진실을 찾아가는 투쟁의 결실이었다.
 
권은미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4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은 책에는《누보로망연구》(공저, 2001)가 있으며, 옮긴 책에는《인간과 성(聖)》(로제 카이유와, 1996),《존재의 불행》(장 그르니에, 2002),《변경》(미셸 뷔토르, 2004),《미래는 오래 지속된다》(루이 알튀세르, 2008) 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 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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