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는 최근 관광지로 유명한 미코노스 섬을 매각 또는 장기임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스처럼 극단적으로 섬을 파는 정도는 아닐지라도 카타르, 세르비아, 중국, 호주 등 세계 다수의 국가들이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으로 외국인투자 유치를 선택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닌데, 김대중 정부가 1997년의 금융위기를 외국인투자 유치를 본격 확대하면서 극복한 바 있으며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도 투자유치정책은 계속 추진되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추진한 정부의 외국인투자 유치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보호주의자는 차치하고라도 시장경제주의자, 개입주의자 모두 부정적이다. 1997년의 위기는 넘겼으나 2000년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외국인투자 유치실적은 하락세를 타고 있으며 그 성과 또한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저자들은 여전히 외국인투자 유치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문제는 외국인투자 유치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의 방향설정과 실행방법에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위기의 국제적 전이”는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즉, “우리나라의 21세기 생존전략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여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국가경제를 선진화하는” 것이다.

 

이 책은 안민포럼의 세미나를 바탕으로 시장경제주의자의 관점에서 외국인투자 유치와 관련한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보완점을 다룬다. 저자들은 “정부가 투자유치하는 데 있어서 정책환경을 개선하기보다는 본래의 기능을 벗어나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왔다”며 “정부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시장친화적 유치정책을 강조한다. 또한 외국인투자에서 주로 논의하는 기업, 금융뿐만 아니라 외국인 고급인력, 외국인 학생과 외국인 교육기관으로 유치대상의 저변을 확장하여 좀더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을 부여하고자 시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에서 정리한 외국인투자 유치 10년의 평가와 발전과제, 바람직한 투자유치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반외자정서를 극복하고 개방경제에 대한 열린자세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투자가 내국인투자와 동등하게 국가경제에 유익하다고 인정하는 성숙한 사회문화가 형성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인해 고용창출, 내수증진, 산업고도화 등 외국인투자가 가져다주는 긍정적 효과를 활용할 수 없다.
둘째, 국적 차별적 규제완화 전략에서 투자환경개선 전략으로 변화해야 한다. 국내외기업을 막론하고 투자여건이 열악하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는 접근방식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각종 제도적 개혁을 통해 국내의 기업경영환경과 생활환경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끌어올려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셋째, 기 진출 외국인투자자를 관리하여 증액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는 외국인직접투자 중 약 50% 내외가 기존 외국인투자자의 증액투자이다. 그러므로 기 투자자들이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 후 사후적으로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말고 이들이 만족할 만한 투자환경을 제공하고 국내에서 투자를 확대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앞에서 언급한 외국인 투자친화적 정서와 투자환경개선이 필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