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공기와 같다. 인간이 숙명적 한계 때문에 공기가 오염되고 난 후에야 공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유 역시 위축되고 난 후에야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30년 언론학 강의를 해 온 학자가 본 언론자유 문제 서정우 한국언론인연합회 회장이 쓴《언론자유와 사회윤리》는 최근 들어 중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언론자유 문제를 통제분석이란 방법을 통해 살펴본 저작이다. 저자는 미네소타대학 언론대학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고 연세대에서 30년 이상 언론학을 가르쳐 온 학자다. 이 책은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통제요소들의 유기적인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언론자유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다. 특히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언론자유를 위협받았던 구체적 사례를 인용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나아가 글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말길의 열리고 닫힘에 국가의 흥망성쇠가 달렸다’ 저자는 ‘언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을 제시하며 논의를 시작한다. 과연 언론이란 우리 인간에게 어떤 존재인가. 저자는 이런 존재론적 물음에 대한 일곱 가지 관점을 소개한다. 인간의 의사소통 현상, 사회의 신경계통, 세상의 빛과 소금, 말길(言路)의 관리자, 민주화의 견인차, 국가운영의 항해사, 역사의 기록자가 바로 언론이라는 것이다. 특히 “말길의 열리고 닫힘에 국가의 흥망성쇠가 달렸다”라는 율곡 이이의 주장은 되새겨볼 부분이다.
자유와 통제는 동전의 앞뒤와 같은 현상 저자는 ‘언론자유’라는 논의를 전개하기 위해 언론통제론을 사용하고 있다. 언론통제론이란 언론사, 언론인(기자, PD)에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의 상호작용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진리와 자유를 분석하는 송신자연구의 한 분야이다. 즉, 통제상태를 분석함으로써 자유상태를 규명하는 작업이다. 저자는 “언론자유와 통제는 동전의 앞뒤와 같은 현상들로서 상호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동전의 한 면에 관한 연구는 자연스럽게 동전의 다른 면의 상태를 밝히는 데 유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언론통제론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힌다.
언론통제론의 하위체계 언론사, 언론인에게 가해지는 통제는 크게 외적 통제와 내적 통제로 구분된다. 외적 통제는 다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통제로 세분되고, 내적 통제는 조직ㆍ자율통제로 세분된다. 따라서 언론통제론의 연구 분야는 정치적 통제론, 경제적 통제론, 사회적 통제론, 문화적 통제론, 조직통제론 그리고 자율통제론이 된다. 이들이 언론통제론의 하위체계를 구성한다.
형식은 경제적 통제인데 본질은 정치적 통제 이 책은 전술한 여섯 가지 언론통제론 하위체계에 더하여 법적 규제, 사회적 권리 보호, 국가적 권리 보호와 언론자유의 관계를 조명한다. 저자는 “6개의 통제요인들이 각기 개별적으로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다른 통제요인들과 연계되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바꾸어 말하면, 형식은 경제적 통제인데 본질은 정치적 통제일 수가 있다”며 그 예로 1974년 12월 26일 박정희 정권에 의해 자행된〈동아일보〉광고해약 사태를 꼽는다.
자기가 자진해서 따름으로써 얻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 책은 ‘언론자유를 향한 실천적 과제’를 제시하며 끝을 맺는다. 저자는 “대개 언론에 대한 외부세력의 간섭이나 규제는 언론이 자율규제를 통해 자신을 철저하게 구속하지 않을 때, 다시 말해 언론의 비도덕성, 언론의 비윤리성, 언론의 무책임성, 언론의 비전문성이 난무할 때 개입하는 것”이라며 언론사 그리고 언론인 스스로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리고 칸트(Immanuel Kant)의 “자기가 세운 법칙에 자기가 자진해서 따름으로써 얻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란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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