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선정
너와 나를 잇는 다리, 수화
농인의 행사와 모임에서 모든 불이 꺼지고 수화를 주고받는 일이 불가능해지면 농인들은 건물 밖으로 나가 빛이 비치는 곳에서 수화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지하철과 시장에서 들을 수 있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하루를 보냈는데, 다른 농인과 만나 잠시 어울리다 헤어지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헤어지기 싫은 마음, 관계의 고리를 끊고 공허한 밤 속으로 들어가길 꺼리는 마음, 그 마음과 마음이 맞닿은 곳이 농인 사회가 아닐까? 수화가 좋아 농인사회에 들어간 저자는 청각장애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들은 슬기롭게 헤쳐 가며 소박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농인들이 사실은 얼마나 관계에 목마르고, 대화를 아쉬워하는가를 알게 됐다. 이들 농인이 어떻게 하면 보다 더 효과적으로 청인과 교류 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가 수화 학습서의 출판이었다.
바르고 편하게, 손으로 말하고 눈으로 듣기
이 책은 기존의 수화학습서와는 달리 독자가 수화를 처음 배울 때부터 농인들이 실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어휘와 관용적인 표현을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청인이 사용하는 국어 어순을 그대로 따르거나, 단어만 나열하지 않고 수화 특유의 독특한 표현방식과 수화문법을 소개하여 누구나 쉽게 수화로 대화할 수 있도록 꾸몄다. 1부에서는 언어로서의 수화를 소개하고, 한․영문 지문자 및 숫자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대화와 수화 사진을 함께 제시하여 누구나 쉽게 문장단위로 수화를 배울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2부 각 과 끝에는 농인과 농인사회에 대한 짧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하여 수화를 공부하는 청인의 이해와 흥미를 더한다.《한국수화 회화 첫걸음》은 농인과 청인을 잇는 가교의 가장 튼튼한 재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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