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보면서 한국 정치는 대만 정치와 닮은 점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서민 출신이면서 정계에서는 항상 비주류였던 노무현이 ‘민중’, 서민, 젊은 인터넷 세대의 적극적 참여에 의해 대통령이 되었으나 주류사회로부터 대통령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임기 중에 국회로부터 탄핵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고, 퇴임 후에는 부정부패사건에 연루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는 와중에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모멸감을 이기지 못하고 고향인 봉화산 바위에서 투신하였다. 대만의 천쉐이벤(陳水扁) 전 총통도 임기 중에 탄핵의 위협에 시달렸고 정치는 여야 간의 대립구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천쉐이벤 총통은 임기 후에 부정부패 연루의혹이 유죄로 인정되어 현재 감옥에서 복역 중에 있다. 대만의 국민당 후보인 마잉주는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후보 때 내건 선거구호인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습니다” “CEO 대통령론”을 벤치마킹해서 이를 대만 판으로 변형한 선거전략으로 총통에 당선되었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의 균열구조도 비슷하게 변화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 공히 민주화 이전에는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가 주 균열선으로 형성되어 있었으나, 민주화 이후 민주 대 반민주의 균열선은 급속도로 약화되었고 한국의 경우 영호남 간의 지역주의, 대만의 경우 내성인 대 외성인의 종족주의(ethnicity)가 주 균열선으로 부각되었으나, 점차로 남북한 통일문제와 양안관계가 핵심 균열선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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