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과학이며 누구의 지식인가

샌드라 하딩 지음 조주현 옮김

판매가(적립금) 25,000 (1,250원)
분류 학술명저번역총서(학술진흥재단) 263
판형 신국판
면수 480
발행일 2009-05-25
ISBN 978-89-300-83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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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25,000
이 책의 학문적 업적은 다음 3가지 특징들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이 책은 페미니스트 입장론을 가장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집대성했다. 통상 페미니스트 인식론의 세 모델로 페미니스트 경험론, 페미니스트 입장론, 페미니스트 포스트모더니즘이 거론된다. 이 중에서 페미니스트 입장론은 1970년대에 시작하여 80년대의 전성기를 거쳐 90년대에는 포스트모더니즘과의 결합으로 입장론 내외부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현재까지 그 사조를 이어오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인식론이다. 입장론의 창시자이자 대표적 이론가 중의 한 사람으로서 하딩은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입장론자들(도로시 스미스, 낸시 하트속, 패트리샤 힐 콜린스, 힐러리 로즈, 앨리슨 재거, 벨 훅스, 도나 해러웨이 등)의 논의를 정리했고, 입장론을 실증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과 대비시키면서 하나의 고유한 사상으로 체계화하는 데 성공했다.
 
둘째, 이 책은 “강한 객관성”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그동안 입장론에 주어졌던 외부의 비판과 내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강한 객관성”은 하딩이 제기한 가장 괄목할 만한 개념으로 가치중립적 객관성을 비판하면서 초역사적 진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모든 지식은 사회적으로 위치지어진다는 전제를 갖는다. 그런데 지식이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생산되면 이 중에서 어떤 지식이 가장 객관적인 지식인지와 그걸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지의 문제가 곧 제기된다. 하딩은 여성들의 삶에서 시작하는 연구는 지배집단 남성들의 삶에서 시작하는 연구보다 덜 편파적이고 덜 왜곡된 신념을 낳는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어떤 사회적 상황이 가장 객관적인 지식을 산출해 내는지 결정할 수 있는 역사적 기준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주변인인 여성들의 삶의 관점과 타자들(제3세계 여성들, 레즈비언들 등)의 위치는 덜 왜곡된 지식을 산출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 “강한 객관성”은 여성들의 삶을 지식생산의 출발점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상대주의를 극복하게 하는 논리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셋째, 과학과 다문화주의의 결합을 시도했다. 그것은 여성간, 인종간, 성적 지향성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각 위치의 삶에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권력을 발견하여 여성들의 삶의 조건을 더 낫게 하는 데 기여하는 지식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 서구과학의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다문화주의와의 결합은(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과학문명, 출산 중심으로 여성 몸을 규정하는 의료체계에 대한 레즈비언의 개입 등) 타자들의 삶, 즉 지역성의 삶을 드러냄으로써 가능해진다. 하딩 스스로 자신의 입장을 ‘포스트모던 입장론’이라고 밝혔듯이 하딩은 하나의 현실이 있다고 주장하지 않을뿐더러, 현실을 얼마나 더 정확하게 설명하느냐보다는 권력과 지식 간의 관계를, 즉 남성우월과 지식생산이 서로를 구성했던 방식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역성간의 상호교차성이 야기하는 지식의 다중성은 이 책에서 처음 등장하여 향후 하딩의 연구세계를 주도하는 주제로 발전한다.

2009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7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

2010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제1장   서론:《페미니즘에서의 과학문제》(1986) 출판 이후

제1부  과학
제2장   페미니즘, 과학과 만나다: 개혁과 변화
제3장   여성운동은 과학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두 가지 견해
제4장   왜 “물리학”은 물리학의 좋은 모델이 아닌가?

제2부  인식론
제5장   페미니스트 인식론이란 무엇인가?
제6장   “강한 객관성”과 사회적으로 위치지어진 지식
제7장   계몽주의와 계몽주의 이후의 페미니스트 인식

제3부  “타자들”
제8장   “…과 인종”? 전 지구적 페미니즘들에서의 과학문제를 향하여
제9장   공통의 역사들, 공통의 운명들: 제1세계의 과학과 제3세계의 과학
제10장  레즈비언들의 삶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제11장  우리 자신을 타자로 재창조하기: 더 많은 역사와 지식의 새로운 행위자들
제12장  결론: 페미니스트 과학이란 무엇인가?

지은이ㅣ샌드라 하딩(Sandra Harding) 
샌드라 하딩은 페미니스트 철학과 탈식민 이론의 전통 안에서 안식론, 연구방법론 및 과학철학을 연구하는 미국의 철학자이다. 하딩은 페미니스트 과학철학과 인식론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으며, 하딩이 발전시킨 페미니스트 입장론과 특히 '강한 객관성' 개념은 철학뿐 아니라 사회과학에서도 널리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딩은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캘리포니아대학교의 교육 문헌정보대학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여성연구센터의 센터장과, 대표적인 페미니즘연구 저널인 Signs의 공동편집장을 역임했다. 또한 전미보건협회나 유엔기구를 포함하여 페미니즘과 탈식민의 과학문제와 관련된 수많은 국제기구에 자문역할을 해왔다. 1990년대부터 지속된 이른바 '화학전쟁' 논쟁에서 과학적 객관성 문제를 놓고 논쟁에 참여하기도 했다.

 

옮긴이ㅣ조주현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 대학(Urbana-Champaign) 사회학과에서 사회심리학과 성계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계명대 여성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동대학 여성학연구소장과 〈한국여성학〉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주요 관심사는 페미니스트 이론,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질적 방법론이다. 저서로 《여성 정체성의 정치학》, 《성 해방과 성 정치》(공저), 《벌거벗은 생명: 신자유주의 시대의 생명정치와 페미니즘》 등이 있으며, 역서로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누구의 과학이며 누구의 지식인가》 등이 있다. 후기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던 이론의 전통 안에서 젠더와 섹슈얼리티, 여성운동,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지구화와 성폭력에 대한 글들을 많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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