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턴 휴 오든(Wystan Hugh Auden, 1907~1973)
위스턴 휴 오든은 신앙심 깊고 화목한 가정의 세 아들 중 막내로 영국의 요오크에서 태어났다. 조숙했던 유년기를 거쳐 옥스포드대학에 진학한 그는 1930년에 첫 시집을 출간한다. 아이러니와 알레고리, 그리고 풍자적 요소가 두드러진 오든의 초기시는 당대의 불안한 삶 속에 스며든 병리적 현상을 진단하는데, 그가 193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초기시 덕분이다. 그렇지만 영국 문단의 갑갑함과 자신에 대한 부담스러운 기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그는 유럽에 전운이 감돌던 1939년 1월에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 정착했다. 그리고는 그 이듬해에 어린 시절의 종교(성공회)로 돌아갔으며, 1946년에는 미국시민권을 획득하였다. 영국의 문제를 냉정하게 진단했던 지성인이 비겁하게도 조국을 배반했다는 비난에 그는 일생동안 시달려야만 했다.
그는 1973년 9월에 비엔나에서 급사할 때까지 변함없는 실험정신으로 창작에 몰두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그의 후기시는 초기시와는 달리 종교적 감수성의 토대에서 주로 인간문명, 특히 현대사의 문제와 인간의 근원적 한계를 탐구하고 있다. 오든의 시 세계는 질적으로 고르지 못하지만, 폭넓은 소재와 다양한 시 형식, 그리고 고도의 시적 기교라는 측면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편역자 소개>
봉준수
연세대학교 영문과와 동 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미국 럿거스대학교에서 T.S.엘리엇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재직중이다.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세기말 문학, 모더니즘, 현대영미시 등이며 엘리엇, W.B.예이츠, T.E.흄, 한국문학의 영어번역 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