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우의 첫 시집《식빵 위에 내리는 눈보라》는, 전통적인 서정시가 사라지거나 무력해지는 이 시대에, 보기 드물게 따뜻하고 힘 있는 서정시의 실체를 보여준다. 그의 서정시를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은 마치 예전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어떤 물건을 오랫동안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문득 다시 발견하게 되었을 때의 조용한 기쁨과 반가움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현실의 흐름 속에서 덧없이 파묻혀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모습을 드러낸, 참으로 소중한 것들의 깊은 존재감에서 연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 오생근(문학평론가, 서울대 불문과 교수)
▪홍승우의 시 가운데〈내가 사는 세상〉은 무엇보다 조용하고 따뜻하다. 언제나 사람 가까이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아쉬워하며, 흔들리는 삶의 길을 나즉이 물으며, 시인은 안개 낀 봄날 아침의 고독한 산책자로 오늘도 길 위를 서성인다. 시인의 시는 꽃길 곁으로 돌돌 흐르는 산골 물처럼 겸손하고 나직하다. 내가 아는 홍 시인 역시 소년처럼 겸손하고, 그의 목소리는 나즉하다. - 김원일(소설가)
▪홍승우 시인은 진실하고 정직하다. 그는 때묻지 않은 순수가 묻어나는 시인이다. 그의 시 전편에서 보여주듯이 자연의 순수성을 자신의 내면으로 끌어들여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는 데 있어서 조금도 뒤틀림이나 비겁함의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 그의 시적 내면세계는 이토록 맑고 투명하며 보기 드물게 상처를 안으로 끌어안으며 감싸주는 태도를 취한다. <낭만시> 시인에 걸맞게 현란하지 않고 요사스럽지 않은 그의 은근미가 배어있는 시세계를 주목해도 좋으리라. - 서지월(시인, 한중합작 시전문지 <해란강> 편집주간)
▪홍승우 선배는 상처에다 사랑의 묘약을 바르는 자가 시인이라는 것을 이 첫 시집을 통해 말하고 있다. 그 목소리는 여린 듯하지만 내공의 매서움이 있고, 언뜻 부끄러워하는 표정이지만 사방을 포용하는 넉넉함이 있다. 겉으로 유별나게 도드라지는 것을 싫어하는 시인의 삶이 시와 아주 근접해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아침 새소리 같은 이 시집을 머리맡에 놓고 잠깐 잠들었다가 깨어나고 싶다. - 안도현(시인, 우석대학교 문창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