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과 세계질서 : 양피지, 인쇄술, 하이퍼미디어

로널드 디버트 지음 조찬수 옮김

판매가(적립금) 18,000 (900원)
분류 나남신서 1166
판형 신국판
면수 424
발행일 2006-09-05
ISBN 89-300-8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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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18,000
해제
역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양식은 사회의 성격을 틀짓고 힘을 부여하는 요인이었다. 고대 수메르에서 필기가 발전된 이후 활판이 개발되어 중세의 세계질서가 근대의 그것으로 변형되었듯이 커뮤니케이션 양식은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동맹의 중요한 촉진요소였다.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들이 세계질서를 변형시키고 있음을 목도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디어 이론과 역사적 분석을 교직시키면서 새로운 디지털 텔레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즉 하이퍼미디어가 21세기 국제정치 힘의 분포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탐구한다.
 제1부는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 유럽의 변화를 다루며, 이 과정에서 특정한 커뮤니케이션 양식들이 어떻게 특정 사회집단들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했는지를 구명한다. 예컨대, 양피지가 교황-수도원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계질서의 전략적 필요를 충족시켜주었던 반면에 인쇄기는 근대적인 주권 국민국가 체제의 출현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제2부에서 저자는 하이퍼미디어 시대로 초점을 돌려 인터넷, 암호화, 고해상 위성사진과 같은 새로운 디지털 테크놀로지들이 비영토적 제도들과 공동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함을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정치적 권위와 정책결정은 개별국가들로부터 초국적 기업들, 글로벌 금융시장, 비정부기구들과 그 활동가들에게로 이동하게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출판사 서평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특정한 사회세력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분배적 결과를 갖는다.”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들이 세계질서를 변형시키고 있음을 본다. 새로운 디지털 텔레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즉 하이퍼미디어는 21세기 국제정치 힘의 분포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커뮤니케이션과 세계질서》는 사회세력간 상대적 권력관계가 형성되고 재편되는 동인으로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를 제시한다. 고대 수메르에서 필기의 발명과 최초의 문명의 탄생시기가 일치한다는 것, 알파벳의 발명과 계몽주의의 도래시기가 일치한다는 것 등을 예로 들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기(轉機)들은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주요 변화와 일치한다는 현실인식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중점적인 분석대상으로 다루는 것은, 중세-근대, 근대-탈근대로의 이행이다. 이 책의 (한국어판)부제인 ‘양피지, 인쇄술, 하이퍼미디어’는 각 시대를 대표할 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로의 이행을 추진한 미디어인 것이다.

“베스트팔렌 신전의 무너져가는 기둥” - 마크 재커
마크 재커의 이 은유는 본문에서 다루는 역사성을 함축적으로 묘사한다. “하나의 거대한 존재의 사슬”(르 고프)의 사회였던 중세가 인쇄기의 도입과 함께 변화하고, 베스트팔렌 체제와 함께 영토적으로 구획된 근대는 하이퍼텍스트의 등장과 함께 탈근대로의 이행을 가속화한다.
그간의 사회변화, 특히 국제정치의 변화를 해석하는 도구는 생산양식/파괴양식으로 대변되는 거대담론의 근대적 언어였다. 여전히 그러한 분석은 유효하다. 다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의 모습을 단선적인 인과관계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기존의 관념에 질문을 제기한다. “거대한 일련의 동시발생”(마이클 만)으로 변화가 진행되었다는 주장이다.
저자가 찾아낸 그 동시발생의 동인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에서는 그 답을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에서 찾는다. 물론 저자는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가 인류사를 해명하는 유일한, 혹은 우위에 있는 열쇠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양식의 대대적 변화와 세계질서의 변형 사이의 관계를 해석할 수 있는 하나의 렌즈를 제공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하이퍼미디어를 둘러싼 변화들은 최초의 것이 아니며, 아마도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논의는 모순되는 두 가지 편향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기술결정론적 시각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환이 현세대의 생애 전반에 걸쳐서 이루어지고 있다. 어느 순간들에 그 속도감에 현기증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정보를 저장하고 교환하고자 하는 욕망이 디지털 기술에서 만족하리라고 예측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하기에 미디어환경의 변화에 관한 담론들은 최첨단 기술에 대한 논의로 환원되어 이야기된다.
한편, 국제정치학 논의에서의 미디어의 역할은 또 다른 의미에서 제한되고 있다. 여기서의 초점은 테크놀로지가 아닌 내용이다. 전달되는 특정의 메시지는 중요한 변수로 생각되는 반면에 메시지가 전해지는 미디어는 분석에서 제거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분석은 ‘미디어생태학’의 관점을 취한다. 저자는 양 편향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이니스(Harold Innis)의 주장을 적극 활용한다. 테크놀로지가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서 파생되고, 다시 그 사회로 돌아가 영향을 주는 유동적이며 불확정적인 역사 발전의 논리를 세우는 것이 그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미디어와 환경과의 ‘적자성(適者性)’이란 개념으로 설명되는 ‘미디어생태학’의 법칙 아닌(!) 법칙은 직선적이고 진화론적인 주류 국제관계학 이론의 근대적 한계를 낙후시키는 주장이라는 점이다. ‘미디어생태학’의 관점을 취함으로써 저자는 책의 결론 뿐 아니라 논증과정에서도 궁극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인 탈근대적 세계질서의 성격에 대해서도 일단의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 책은 탈근대논의의 ‘말이 말을 만드는’ 위험과 학제간 연구의 ‘무늬만 요란한’ 위험을 학문적 상상력과 생산력으로 뛰어넘으며 국제관계학과 커뮤니케이션학의 태생적 한계인 근대성이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국제정치학의 측면에서 탈근대논의를 끌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학에서 양피지와 인쇄술의 도입을 주목하는 발상 역시 저자의 특유의 매력인 경계를 넘나드는 가벼운 발걸음을 느끼게 해 준다. 학술서라는 부담을 잠시 잊는다면 중세에서 탈근대로의 여행을 저자의 발걸음에 맞춰 따라갈 만하다.
 

이 책은 근년의 많은 국제관계 연구가 스스로 그 폭을 좁혀가고 있는 경향으로부터 자유롭다. 매우 잘 이루어진 연구의 결과물인 이 책은 관련 역사자료들과 이론적 문헌을 광범하게 사용하고 있다.
― 대니얼 듀드니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들과 세계질서 변형 간의 고리에 대한 디버트의 탐구는 주목할 만한 개척적 성취물이다. 저자는 대략 6세기에 걸친 역사와 방대한 근대 및 탈근대의 개념들을 기술함으로써 인간환경을 특징지어온 연속성과 변화 양자에 대한 명료한 이해를 독자에게 남겨준다. 이 책은 국제정세의 표피 아래 심층을 탐사하고자 하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이다.
― 제임스 로스노 (조지 워싱턴 대학교) ―
 
원제  Parchment, Printing, and Hypermedia
: Communication in World Order Transformation
(Columbia University Press)
저자  Ronald J. Deibert
-한국어판 서문
-역자 서문
-서문
-서 론
 
제1장  미디어이론, 생태학적 전체론 및 세계질서 변형의 연구
1. 국제관계학 이론과 커뮤니케이션
2. 미디어이론
3. 이론과 인식론
4. 생태학적 전체론과 미디어이론
5. 생태학적 전체론, 미디어이론, 국제관계학 이론
6. 방법론

제1부  인쇄와 중세적 세계질서에서 근대적 세계질서로의 변형

제2장  양피지 필사본에서 인쇄기로:聖言과 중세신정체제의 흥망
1. 문어(文語)의 성성(聖性)
2. 중세 신정체제의 등장과 몰락
3. 중세 절정기의 교회 패권의 구조적 특징
4. 대항헤게모니 세력들과 교회의 쇠퇴
5. 인쇄기
 
제3장  인쇄와 중세 세계질서에서 근대 세계질서로의 변형:분배적 변화
1. 새로운 미디어환경과 중세질서의 해체
2. 새로운 미디어환경과 근대질서의 구성
 
제4장  인쇄와 중세 세계질서에서 근대 세계질서로의 변형:사회인식론의 변화
1. 개인적 정체성
2. 공간적 편견
3. 상상의 공동체
 
제2부  하이퍼미디어와 근대적 세계질서에서 탈근대적 세계질서로의 변형

제5장  커뮤니케이션 양식의 변형:하이퍼미디어 환경의 출현
1. 하이퍼미디어의 전사:기술적 사회학적 뿌리
2. 냉전과 군사적 연구개발
3. 하이퍼미디어 환경의 속성들
4. 인터넷과 월드와이드웹
5. 전지구적 ‘중추신경계’
 
제6장  하이퍼미디어와 근대적 세계질서에서 탈근대적 세계질서로의 변형: 분배적 변화
1. 하이퍼미디어 시장:생산과 금융의 초국가화
2. 하이퍼미디어 환경에서의 초국가적 사회운동
3. 하이퍼미디어 환경에서의 안보의 본질
 
제7장  하이퍼미디어와 근대적 세계질서에서 탈근대적 세계질서로의 변형: 사회인식론의 변화
1. 탈근대적 사유의 등장
2. 지구촌인가, 행성촌인가?
 
제8장  결 론
참고문헌 385
찾아보기 415
지은이 ㅣ 로널드 디버트
현재 토론토 대학교 정치학과 부교수로 재직중이며, 동대학 멍크 국제관계연구소 내 Citizen Lab 운영을 맡고 있다.
 
옮긴이 ㅣ 조찬수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하고,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현재 강남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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