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의 역사

미셸 푸코 지음 오생근 감수, 이규현 옮김

판매가(적립금) 38,000 (1,900원)
분류 나남신서 900
판형 신국판
면수 868
발행일 2003-07-05
ISBN 89-300-39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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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38,000
이 책은 원칙적으로 중세에서 19세기까지 감금되는 광기에 관한 이야기이고, 더 심층적으로는 수용이라는 그런 구조의 연구를 통해 광기와 비이성 사이의 대화를 확립하려는 시도이며, 요컨대 완결되자마자 필연적으로 잊혀진 그 모호한 행위, 즉 '한계'의 역사이다. 하나의 문화는 어떤 것을 이 한계 쪽으로 배척하는데, 그것은 그 문화에 대해 외부가 된다. - 모리스 블랑쇼

우리도 이제 푸코의 역작《광기의 역사》(원제: Histoire de la folie l' ge classique) 완역본을 읽을 수 있는 기쁨을 갖게 되었다.《광기의 역사》는 이미 10여 년 전 김부용의 초역으로 도서출판 인간사랑을 통해 소개된 바 있지만, 이번에 나남출판에서 출간된《광기의 역사》는 1972년의 재판본을 원서로부터 조금의 생략도 없이 옮긴 것으로 그 분량은 900페이지에 육박한다. 내로라 하는 불문학자와 철학교수를 제치고 17년 만년강사의 우직함이 해낸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4년이란 번역기간 동안 역자가 흘린 굵은 땀방울이 배어 있음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경제적 한계와 번역능력의 한계를 부여안고 이 책을 번역하느라 혹시 광기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한 적도 있었다"는 역자 덕에 우리도 이제 푸코의 호방한 웃음과 치밀하고도 즐거운 사유를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본래《광기의 역사》는 푸코가 소르본 대학에 제출한 박사논문이었다. 1961년에 출간되어 저자를 세상에 알린 이 책은 이후 출간된《병원의 탄생》,《말과 사물》,《지식의 고고학》,《감시와 처벌》,《성의 역사》등에서 피어나는 '푸코적', '고고학적' 사유의 씨앗을 담고 있다.
아이덴티티는 대립항의 설정을 통해 확립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덴티티의 유지 및 강화는 대립항과의 '대립적'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말하자면 대립항의 배제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광기의 역사》는 '이성'(raison)이 '비이성/광기'(draison)를 배제, 감금하고 침묵시킨 일련의 과정에 대한 서술이다. 이러한 과정 중 푸코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인데, 17세기 프랑스에서 왕명에 의해 이루어졌던 '대감호'(le grand renfermement)와 대혁명 직후 등장한 정신병원의 탄생이 그것이다.
'대감호'는 중세시대에만 해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성'과 공존하던 존재였던 광기가, 중세말 나병이 거의 사라지게 되자, 대신 감금되어야 할 존재로 주목되었고, 17세기에 부랑자, 빈민, 걸인, 범죄자 등과 함께 수용되게 된 사건을 일컫는다. '구빈원'으로 불린 수용소에는 파리의 경우 인구의 1%가 강제 수용되기에 이르며, 구빈원의 설립은 이후 유럽 각지로 확산된다. 대혁명 이후에는 정신병원이 탄생한다. 광기는 이제 수용의 대상일 뿐 아니라 질병이 되고 만 것이다. 광인은 쇠사슬에서 풀려나 좀더 안락한 환경에 거주하게 되지만, 이것은 박애주의의 발로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푸코의 주장이다. 광인에 대해 육체적 억압은 완화되었을지 몰라도, 광인들은 사실 이전보다 더한 배제의 영역 속에, 절대적 침묵 속에 내동댕이쳐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감금이건 강제입원이건 이러한 현상은 당시의 사상적 권력을 장악했던 계몽주의적 이성의 독단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푸코의《광기의 역사》는 그 서술작업 자체가 이성에 의해 문화의 '외부'로 배척되었던 비이성에 언어를 돌려주려는 시도이며, 블랑쇼의 해석처럼 '광기와 비이성 사이의 대화를 확립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중세에서 19세기에 이르는 동안 광기가 이성에 내쫓기는 과정에 대한 추적은 기본적으로 방대한 양의 일차 문헌과 사료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제목에 나타난 그대로 한편의 '역사'서이다. 한편, 그러한 역사적 현상을 사회학적 담론으로 이끌어 갈 뿐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철학적 전제에 대한 분석 또한 정치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광기의 역사》는 사회학적·철학적 저술이기도 하다.
이미 탈이성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 21세기인에게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들이 다소 진부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상-비정상, 이성-비이성의 구분과 그에 따른 일방의 억압과 배제, 그리고 그 뒤에 권력의 음침한 시선이 이 시대에도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유효하다면, 이 책의 독서는 지적 해방의 출구로서, 즉 '다르게 사유할 가능성'의 지평을 여는 계기로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왜‥광인에 돌을 던졌는가>

 

 지난 반세기 동안, 더 좁게 말해 1970년대 이후에 전개된 철학적 사유들은 사유의 틀, 글쓰기의 방식, 철학에 대한 개념 등등에서 그 이전까지의 사유들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철학이라는 개념의 외연과 내포 자체가 큰 변화를 겪은 것이다. 이런 변화는 너무나 커서 아직도 대부분의 기성 학자들은 그것을 거의 소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학자들은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적개심을 표출하기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낯섦’은 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이번에 완역돼 나온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는 바로 이 ‘낯섦’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떤 존재가 자신에게 낯설 때, 타자의 얼굴이 자신에게 불편함을 야기시킬 때 사람들은 그 존재에 적개심을 표출한다. 그리고 그 존재에게 자신의 표상을 투사해서 그 존재를 자의적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권력을 소유하고 있을 때는 그러한 규정을 통해서 그 타자를 억압한다. 이 점에서 어떤 사물에 대한 규정은 그 사물에 가해지는 권력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어떤 사물이 낯설다는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무지를, 그리고 그 사물에 대한 좀더 신중한 접근을 뜻하지만, 다른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사물을 제멋대로 규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어떤 사물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지만 아예 무지한 사람은 마음대로 말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인간의 인식론적 상황에 대한 뼈아픈 일침이다.
그런데 그 사물이 자신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만든다면, 이제 그 적개심과 탄압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데카르트로 대변되는) 합리주의 이성의 입장에서 볼 때 광기는 그 자신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다. 때문에 푸코는 중세 시대 이성과 공존했던 광기가 고전 시대(17와 18세기)에 유난히 강하게 탄압 받게 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추적한다. 그런 논의를 통해 고전 시대의 절대 왕정, 합리주의 철학, 프로테스탄티즘을 비롯한 수많은 요소들이 형성하는 그물 속에서 광기가 어떻게 자의적으로 규정되고 폭력적으로 취급당했는가를 묘사한다. 이런 분석과 묘사는 광기를 옹호하거나 이성을 부정하는 것과는 별로 관계없다. 그것은 인간이 사물을 바라보는 눈길, 한 시대가 인간의 의식에 부과하는 무의식적 틀, 한 사물을 규정한다는 것의 의미, 지식과 권력의 그물이 짜여지고 풀어지는 메커니즘 등을 해명하기 위한 것이다.
푸코는 19세기 이래 타자들을 다루는 담론적-신체적 방식이 ‘휴머니즘’을 통해 달라졌다는 통념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정신병리학을 비롯한 현대의 ‘지식들’이 사실상 어떻게 부르주아 사회를 뒷받침하는 담론적 장치들로서 기능해 왔는가를 폭로한다. 이런 그의 작업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라는 이 시대의 밑바탕을 파헤쳐 우리의 의식이 자칫 놓치게 마련인 역사의 두께를 드러내는 ‘고고학적’ 작업의 실마리를 형성하고 있다. <광기의 역사>야말로 현대의 사유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일 것이다.
이정우/철학아카데미 원장(2003.7.12 한겨레-책과 사람에서)


< 인간·사회에 대한 새 패러다임 >

 

 포스트모더니즘의 씨앗을 뿌린 미셸 푸코의 대표작 ‘광기의 역사’(이규현 옮김·나남출판), 다윈 이후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로 불리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역작 ‘인간에 대한 이해’(김동광 옮김·사회평론)가 나란히 번역됐다. 이들은 철학, 생물학으로 분야는 다르지만 68세대의 혁명적 사고를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전통적 이해방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푸코가 소르본대학에 제출한 박사논문으로 1961년 첫 출간됐던 ‘광기의 역사’는 이후 출간된 ‘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 등에서 펼쳐진 사유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푸코는 17세기 프랑스에서 왕명에 의해 행해진 대감호와 18세기말 대혁명 직후 정신병원의 등장이라는 두 가지 사건에서 이성이 비이성, 즉 광기를 배제, 감금, 침묵시키는 일련의 역사를 추적한다. 대감호는 중세만 해도 일상속에 공존하던 광인을 부랑자·빈민·걸인·범죄자와 함께 구빈원에 수용하게 된 사건을 말한다.
이후 탄생한 정신병원은 광기를 수용의 대상에서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한층 심하게 강제한다. 구빈원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광인들은 계몽적 이성의 독단에 의해 이전보다 더한 배제의 영역, 절대적 침묵 속에 유폐된다.
푸코는 이런 역사적 사건으로부터 정체성 또는 진리라는 게 자신과 맞서는 타자·대립항을 설정함으로써 확립되고 대립항의 배제를 통해 유지, 강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어 과거의 역사 속에서 배제된 망각의 영역을 뒤져내 겉으로 쓰인 것에 의해 감추어진 동시에, 그것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비가시적 영역을 찾아내는 지식의 고고학적 작업을 수행한다. 이런 사유는 그 대상이 광기에서 지식·권력·성으로, 또한 구빈원에서 병원·재판소·감옥·성적 욕망의 장치로 바뀌면서도 큰 틀은 변화없이 유지된다. 푸코는 역사의 무의식 읽기를 수행함으로써 기성의 서양사고가 눈을 돌리지 못했던 체제의 바깥을 직시했던 것이다. 이번 한국판은 72년 갈리마르출판사에서 나온 재판본을 불문학자 이규현씨가 4년에 걸쳐 완역했다. - 경향신문 (2003.7.12)

프랑스 철학자 푸코의 역작 '광기의 역사'의 완역본. 1656년 파리에선 구빈원 설립과 함께 6000명에 이르는 방탕자와 범죄자들을 미치광이들과 함께 '대감호' 시설에 무차별적으로 수용했다. 또 18세기 중엽부터는 미치광이들만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는 근대적 정신병원이 처음 세워졌다. 푸코는 이 두 사건을 계기로 광기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으며, 비이성적인 것일 뿐 질병이 아니었던 광기가 질병으로 낙인찍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광기의 탄압, 그 주모자로 서구의 이성주의를 지목하며 철학, 심리학, 정신의학을 이성주의의 나팔수로 본다.
- 대한매일 > 이런책 어때요 (2003. 7. 9)


<다시 읽는 고전> 광기의 역사

 

 "중세 말에 나병이 서양 세계에서 사라졌다. 이에 따라 마을 변두리나 도시의 성문 근처에는 넓은 빈터가 생겨나니, 이곳에 더 이상 역병이 엄습하지는 않았으나, 예전에 만연했던 역병으로 인해 오랫동안 사람이 살 수 없는 장소가 되어 버렸다.
여러 세기가 지나는 동안 이들 장소는 비인간적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14세기에서 17세기까지 이들 장소에서 새로운 악의 화신, 또 다른 괴기스런 공포, 정화(淨化)와 축출의 주술이 마치 야릇한 요술처럼 되살아난다."
미셸 푸코(1926~1984)는 나병이 있던 자리에 광기(狂氣)를 앉힌다. 그에 따르면 종래 나병환자들에게 가해진 각종 폭력이 이제 '미치광이'들로 옮겨갔다.
그렇다면 이러한 폭력은 누가 시작했으며, 거기에는 어떤 음모가 서려있고, 그 전개 과정은 어떠했으며, 그것의 현재적 모습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았으니 이 책은 더욱 엄밀히는 '광기의 수난사'가 된다.
푸코의 견해를 분석하면 우울증, 편집증, 히스테리, 히포콘드리아라는 네 가지 유형을 포괄하는 광기를 억압하고 축출한 주체는 서구 사회 전체가 된다. 하지만 모두가 공범자이고 주범자이면, 자칫 모두가 무죄라는 말과 동의어가 된다.
이에 푸코는 데카르트 철학과 심리학, 정신의학을 골라낸다.
광기에 대한 푸코의 문제의식, 그 출발은 생각보다는 단순하기 짝이 없다. 광기는 병이 아니었는데, 누가, 언제, 왜 '미치광이병'으로 몰아갔느냐, 이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음모가 서려있다는 것이 푸코의 진단이다.
푸코에 따르면 광기가 결정적으로 '정신병'으로 판정되기 시작한 것은 1656년 '대감호' 시설의 탄생이었다. 그 이전 '미치광이'들은 그 이후보다 상대적으로 활동이 자유로웠다. 하기야 오죽했으면 에라스무스는 '광기'를 '예찬'했을까?
그러던 '미치광이'가 어느 날부터 추방되고, 축출되며, 격리되어, 감시되고, 처벌되기 시작했다. 그 복판에 광인들을 몰아넣은 대감호 시설의 탄생이 있었다.
이와 같은 광기의 탄압은 18세기에는 근대적 정신병원을 태동케 하기에 이른다.
광기의 탄압, 그 주모자로 푸코는 서구의 이성주의를 지목하며, 철학과 심리학과 정신의학은 이성주의의 나팔수로 본다.
인간은 그 자신이 정상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미치광이'를 '조작'해 내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저 사람 미친 놈이구만"이라는 말을 내뱉은 의식의 저변에는 "나는 정상인이야"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결국 이러한 데카르트적 이성주의가 '광기'를 '정신병'으로 만들어냈다는 것.
이와 같은 푸코의 문제 제기는 혁명이었다. 인간해방과 동의어처럼 인식되던 르네상스는 푸코를 만나 인간박해의 시대로 그 처지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한국 지식인 사회에 가장 막대한 영향을 끼친 '광기의 역사', 그 완역본이 서울대 불문과 박사인 이규현(47)씨에 의해 나남출판에서 나왔다. - 연합뉴스 > 다시 읽는 고전 (2003. 7. 8)


<인문사회> 광기의 
역사 - 이성은 왜 광기를 감금시켰나

 

 자기 옆에 미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할까? 여야가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노사가 경제적 이해 때문에 맞서고, 남성과 여성이 불평등 때문에 다툴 때 서로의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맞서는 이들도 미친 사람들에 대해서는 한결같은 태도를 취할 것이다. ‘미친 사람을 정신병원으로!’
소명의식이 투철한 의사는 정상인을 대표해 정신병자들을 모조리 정신병원에 수용해야 정상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정상인들의 행복을 위해 광인들은 사회로부터 격리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정신병원은 어떤 곳인가? 왜 그 병원은 다른 병원과 달리 감옥처럼 쇠창살로 환자와 세계를 격리시키며 환자 자신의 의사에 따라 퇴원할 수 없을까? 어떤 사람들이 그 병원에 수용되는가? 의사는 어떤 치료법을 쓰는가? 정신병원은 치료하는 곳인가, 아니면 ‘환자’를 격리시키는 곳인가?
푸코는 정상적 질서 바깥에 있는 사회적 ‘타자’(광인)를 통해서 정상적 질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밝히려 한다. 그는 기존의 지식과 권력을 감추고, 정상인들이 편하고 당연하게 느끼는 사고와 실천에 대해 ‘다르게’ 사고한다. 곧 그는 중세부터 서구사회가 광인을 어떻게 다뤄 왔으며, 어떻게 해서 오늘날의 정신병원이 만들어졌는가를 추적함으로써 어떻게 서구적 이성이 타자들을 배제하고 억압하는 작용을 하는지 파헤친다.
정신병원이란 제도는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떻게 기능을 하는가? 정상인이 볼 때 광인들은 정상인의 질서를 수용하지 않는 무의미하고 비생산적인 존재다. 따라서 이성적 과학은 광기를 정상과 ‘구분’하고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 광인을 격리시킨다. 곧 광인을 정신병자로 규정하는 정신병리학의 담론이 형성되고, 의사와 환자의 불평등한 관계가 구축된다. 권위로 무장한 의사는 정신병자들에게 ‘정상’의 질서와 가치를 가르친다. 이때 광인은 말할 수 없고 치료하는 의사에게만 말할 권리가 있다.
미친 사람에 대한 감금과 수용은 이성의 타자에 대해서 이성의 권위를 실현시키려는 것이다. 이처럼 이성의 전략은 타자를 배제함으로써 자기의 동일성, 즉 어떤 불순함도 없는 순수함을 마련한다. 이처럼 이성에 의한 해방은 표면적으로는 정상인의 해방이면서 동시에 숨겨진 측면에서 타자들에 대한 억압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작가 겸 평론가인 모리스 블랑쇼가 지적하듯이 이 책은 서구적 이성의 역사가 실제로는 비(非)이성에 지나지 않으며, 자신의 역사 바깥에 있는 것을 부정함으로써 이룩돼 왔음을 망각한 역사임을 보여준다. 곧 푸코의 작업은 서구 합리주의와 이성중심주의에 대한 고고학적 탐사다.
이 책은 근대 서구인이 어떤 지식의 배치를 통해 오늘날의 ‘자기’를 마련했는지 분석하는 푸코의 초기 작업을 대표한다. 기존에 번역본이 나와 있었지만 부분번역 때문에 안타까움을 느껴 왔던 독자들에게 이번 완역본은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공들인 번역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자료, 낯선 주제와 건조한 듯한 문체, 기존 사고를 벗어난 새로운 문제제기 때문에 이 책을 읽기는 쉽지 않다. 독자들은 곳곳에서 암초에 부닥치겠지만 이 지적 모험에서 미지의 대양을 항해하는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센 물결이 밀려올 때면 포세이돈(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이 아니라 푸코의 전복적 사고의 힘을 느끼지 않을까? 푸코의 도움을 받아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다면 배는 그 풍랑을 무사히 지나갈 것이다.
- 동아일보 > 책의 향기 > 학술 (2003. 7. 19)


이성은 왜 광기를 감금시켰나

 

 <광기의 역사>는 이미 10여 년 전 김부용의 초역으로 도서출판 인간사랑을 통해 소개된 바 있지만, 이번에 나남출판에서 출간된 <광기의 역사>는 1972년의 재판본을 원서로부터 조금의 생략도 없이 옮긴 것으로 그 분량은 900페이지에 육박한다.
본래 <광기의 역사>는 푸코가 소르본 대학에 제출한 박사논문이었다. 1961년에 출간되어 저자를 세상에 알린 이 책은 이후 출간된 <병원의 탄생>,<말과 사물>,<지식의 고고학>,<감시와 처벌>,<성의 역사>등에서 피어나는 '푸코적','고고학적' 사유의 씨앗을 담고 있다. 아이덴티티는 대립항의 설정을 통해 확립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덴티티의 유지 및 강화는 대립항과의 대립적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말하자면 대립항의 배제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광기의 역사>는 '이성(raison)'이 비이성/광기(draison)'를 배제, 감금하고 침묵시킨 일련의 과정에 대한 서술이다. 이러한 과정 중 푸코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인데, 17세기 프랑스에서 왕명에 의해 이루어졌던 '대감호(le grand renfermement)'와 대혁명 직후 등장한 '정신병원의 탄생'이 그것이다. 여기서 비롯된 감금이나 강제입원 같은 현상은 당시의 사상적 권력을 장악했던 계몽주의적 이성의 독단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푸코의 <광기의 역사>는 그 서술작업 자체가 이성에 의해 문화의 '외부'로 배척되었던 비이성에 언어를 돌려주려는 시도이며, 블랑쇼의 해석처럼 '광기와 비이성 사이의 대화를 확립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 2004 청소년교양도서목록 (사)한국출판인회의 (p.382)

 

2004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역자서문
해제:푸코의 《광기의 역사》, 혹은 침묵의 고고학-오생근
저자 서문
 
제1부
제1장 “광인들의 배”
제2장 대감호
제3장 비행의 세계
제4장 광기의 경험
제5장 정신이상자들
 
제2부
서론
제1장 종(種)들의 정원에서의 광인
제2장 정신착란의 실험성
제3장 광기의 형상들
제4장 의사와 환자
 
제3부
서론
제1장 대공포
제2장 새로운 분할
제3장 자유의 선용
제4장 정신병원의 탄생
제5장 인간학의 악순환
 
보유
후주
참고문헌

 

지은이 |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년 프랑스 쁘와띠에 출생
철학, 심리학, 정신병리학을 연구하여 1984년 사망할 때까지 꼴레쥬드 프랑스 등 세계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저서로는 《고전주의 시대의 광기의 역사》(1961), 《병원의 탄생》(1963), 《말과 사물》(1966), 《지식의 고고학》(1969),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1975) 등이 있으며, 《성의 역사》제 1권인 《앎의 의지》(1976), 2, 3권인 《쾌락의 활용》(1984),《자기 배려》(1984)가 있다.
 

옮긴이 | 이규현 (역)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박사
프랑스 부르고뉴대학 철학 DEA 취득
서울대, 덕성여대 강사
역서로느 《성의 역사 I-앎의 의지》(역), <광기의 역사>(역), 《기호의 정치경제학 비판》,《프로이트와 문학의 이해》,《헤르메스》,《알코올》,《삼총사》,《꼬마 푸세의 가출》등이 있다.
 
 
감수 | 오생근
 
 서울대 불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프랑스 파리 10대학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현재 서울대 불문학과 교수
저서로《삶을 위한 비평》,《현실의 논리와 비평》,《그리움으로 짓는 문학의 집》,《문학의 숲에서 느리게 걷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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