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성 국회의원의 탄생> 한겨레, 2014-09-21
작성일 : 2014-09-22   조회수 : 1813
1948년 5월10일 총선거 당시 투표중인 여성들의 모습. 국가기록원 제공

대한민국 여성 국회의원의 탄생
김수자 지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나남·1만2000원

이 나라에서 여성이 처음 공식적인 정계 진출을 한 건 1946년 12월 개원한 남조선과도입법의원(입법의원)을 통해서였다. 입법의원은 제헌국회 이전에 입법기관 구실을 한 곳으로, 미군정은 4명의 관선 여성 의원을 추천했다.

<대한민국 여성 국회의원의 탄생>은 해방 직후부터 1958년 신민법 공포까지 여성의 정치 참여와 사회활동을 다뤘다. 여성이 참정권을 얻은 건 1948년 제헌국회의원 선거 때부터였다. 미군정이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려고 만든 입법의원에서 보통선거법을 제정하면서 저절로 주어진 것이었다. 서구 여성들이 100여년에 걸친 투쟁 끝에 참정권을 얻어낸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지은이는 해방 직후 여성들의 정치·사회적 운동은 남성들이 차지한 공간에서 조롱을 받으면서도 매우 투쟁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영준, 박순천, 황신덕 등 좌우익 여성 지도자들은 해방 직후 건국부녀동맹을 창립했지만 새로운 국가 수립이라는 과제를 놓고 좌우 갈등이 심해지면서 갈려나갔다. 박순천을 비롯한 우익단체 여성 지도자들은 건국부녀동맹을 탈퇴하고, 좌익계만 남은 건국부녀동맹은 유영준 위원장 중심의 조선부녀총동맹으로 재창립했다. 우익 여성들은 1946년 이승만이 회장이던 독립촉성국민회의 외곽단체인 독립촉성애국부인회를 만들어 남한의 대표적 우익 여성단체로 성장했다. 미군정도 1946년 보건후생부 안에 여성 전담 행정기구인 부녀국을 설치하며 배경을 만들어주었다.

첫 여성 국회의원 임영신은 1949년 1월 경상북도 안동의 보궐선거에서 뽑혔다. 그는 1941년 대표적 친일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에 참여해 “가정생활에도 결전체제를 바란다”는 방송을 한 친일 인사다. 1960년까지 국회에 진출한 4명의 여성 의원 중 한명인 박순천, 우익 여성들이 건국부녀동맹을 탈퇴해 만든 한국애국부인회의 주축을 담당한 유각경 또한 친일활동을 한 한계가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국현대사 교양총서로, 해방 직후부터 1960년대까지 여성 입법과 여성단체의 활동도 함께 소개한다.

이유진 기자
첨부파일 1411292557_00514003201_2014092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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