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해랑> 매일경제 2014-03-26 김용희 작가 "나는 누구인가? 소설로 묻고 싶었죠"
작성일 : 2014-03-27   조회수 : 2798
장편소설 `해랑` 출간

광복 직후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눈을 뜬다. 아내는 그를 조선인 이해랑이라고는 말하지만 정작 남자는 조선말을 하지도 쓰지도 못한다. 광복 전에 자신이 누구였는지, 옆에 있는 이는 아내가 맞는지도 알 수 없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쫓기고 도망가는 생활이 이어진다. 그는 조선인인가 일본인인가, 피아니스트인가 아니면 정말 양부를 살해한 살인자인가.

김용희 평택대 교수(51)가 펴낸 `해랑`(나남)은 자신을 찾기 위한 추적을 그린 미스터리 소설이다. 1992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해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을 받은 22년차 문학평론가의 새 장편소설은 예상외로 가볍고 발랄한 문장에 30여 컷 만화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와 함께 묶였다. 첫인상부터 평론가의 소설은 엄숙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뜨린다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소설이 주는 재미와 감동을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만화 같기도 하고 영상적인 느낌도 들지만, 일부러 그런 것을 거부하진 않았다"고 했다. 2006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시로 등단을 하고, 2009년 `작가세계` 가을호에 소설 `꽃을 던져라`를 발표한 이후 창작과 비평을 병행해온 그는 "평론을 쓰면서 문학이 주는 감동과 창작의 기쁨을 직접 얻고 싶어졌다. 이야기라는 게 끝없이 저를 유혹했고,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번 소설에는 작가의 오랜 연구 결과와 고민이 녹아들었다. 광복 정국이라는 격변기 인물들에 관심이 많았다.

작가는 "1930년대 일본어와 한국어라는 이중언어로 글쓰기의 딜레마에 빠진 시인 정지용 김수영 등을 연구하면서 광복 당시 지식인들의 동일성 파괴 체험을 고민했던 게 소설의 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그의 관심은 심미성의 극치를 향해 나가는 것이 과연 체제에 복속하는 것인가, 저항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다. 사람들이 굶어 죽어 가는데 거문고를 뜯어서 땔감으로 써야 하는지, 연주를 해야 하는지가 예술가들의 고민 중 하나라고 늘 생각해 왔던 것이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소설의 추적과 닮지 않았나요. 제가 품었던 질문을 독자들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김슬기 기자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47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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