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길을 열다] “선비의 ‘오륜’ 본받아 극한 갈등 극복해야”
매체명 : 문화일보   게재일 : 2022.09.21   조회수 : 76

“공감과 배려를 갖춘 선비 정신으로 ‘내로남불’ 시대의 극한 갈등을 극복해야 합니다.”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김병일(사진) 도산서원 원장이 조선 최고 성리학자이자 선비인 퇴계 이황의 가르침을 담은 ‘뜻이 길을 열다’(나남출판)를 출간했다. 34년간 경제 관료로 일하다 퇴임한 김 원장은 2008년 퇴계의 선비 정신을 가르치는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으며 퇴계와 인연을 맺었다. 2015년부터는 도산서원 원장을 겸하며 퇴계의 고향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 19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으나 정신적으로는 빈곤 상태에 빠져 있다”며 “넘쳐나는 반목과 갈등,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로 선비 정신을 지목한 그는 퇴계와 조선 중기 성리학자 고봉 기대승의 8년에 걸친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을 소개했다. 퇴계는 나이도, 직위도 한참 낮은 고봉을 권위로 억누르지 않았고 삶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고봉의 의견을 수용해 이론을 수정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인성과 공감 능력을 키우려면 선비들이 행한 오륜(五倫)을 시대 상황에 걸맞게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어른과 아이의 질서에 관한 ‘장유유서(長幼有序)’의 경우 세대에 따른 위계적 구분이 아니라 ‘어른과 아이는 서로 배려하고 순서를 존중한다’는 해석을 통해 갈등을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구성원의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독불장군’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성별과 계층을 초월해 도덕 사회를 구현하는 데 헌신한 퇴계 선생은 21세기 리더들의 진정한 롤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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