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의 길을 따라] "퇴계 귀향길 320㎞는 求道의 길이었다"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19-07-19   조회수 : 665

"조선의 대표적 유학자였던 퇴계(退溪) 선생은 요즘 말로는 '갑(甲) 중의 갑'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분은 집안 여성과 제자, 하인까지 배려하고 존중했고 공부한 것을 철저하게 실천하는 지행병진(知行竝進)의 삶을 살았어요. 그런 모습을 알게 되면 충격과 감동, 존경심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죠."

김병일(74·사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4월 서울 봉은사에서 안동 도산서원까지 13일 동안 320㎞를 답사했다. 육로 270㎞는 하루 20~30㎞씩 12일간 걸었다.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옛길 50㎞는 배를 타고 이동했다. 퇴계 이황(李滉) 선생이 1569년 사직 상소를 올린 끝에 선조의 윤허를 받고 안동으로 향했던 마지막 귀향길을 450년 만에 재현하는 행사였다. 하루 40~50명씩 답사에 동행했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은 퇴계를 기리기 위해 건립된 안동 도산서원 원장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가 당시 경험을 담은 책 '퇴계의 길을 따라'(나남)를 내고 18일 서울 인사동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김 전 장관은 "퇴계 같은 위대한 스승이 지났던 길을 따라 걷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배가됐다. 이럴 때 걷는 이는 자연스럽게 구도자가 되고 동반자는 도반(道伴·함께 도를 닦는 벗)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퇴계에 대해 "최고 권력자가 붙들어도 벼슬을 마다하고 수양과 후학 양성에 힘쓴 '물러남의 정치'를 보여준 선비"라고 평했다.최근 도산서원을 비롯한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김 전 장관은 "서원은 선현의 사상을 받들고 선비를 양성하던 사학(私學)"이라며 "우리 서원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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