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 징비력] 신간 소개
매체명 : 유교신문   게재일 : 2018-12-13   조회수 : 639

‘징비’(懲毖)란 ‘지난 잘못을 뉘우치고 되풀이하지 않도록 삼가다’는 뜻을 지닌 표현으로, 조선 중기의 명재상 서애 류성룡이 임진왜란을 돌아보며 남긴 저서 『징비록(懲毖錄)』을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류성룡에게 ‘징비’란 임진왜란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넘어 그의 삶에 한결 같이 흐른 태도이며 정서였다. ‘징비’가 보통명사라면, ‘류성룡의 징비’는 고유명사인 셈이다. 류성룡과 그의 사상이 임진왜란과 『징비록』을 통해 단편적으로만 알려진 것을 안타깝게 여긴 저자는 이 책에서 『징비록』뿐만 아니라 『근폭집』, 『진사록』, 『군문등록』 등 류성룡이 남긴 저서와 기록들을 모두 분석함으로써 그의 삶과 정신이 지닌 의미를 온전히 드러낸다. 이를 통해 류성룡의 징비력이 단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넘어 현실을 개선하고 미래의 희망을 가꾸는 적극적 의지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징비’와 ‘서애의 징비’
 
2017년 추석 연휴에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서애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을 둘러본 뒤 『징비록』을 언급하면서 “류성룡 선생이 징비정신을 남기셨는데 불과 몇십 년 만에 병자호란을 겪고 결국은 일제 식민지가 되기도 했다.…우리가 얼마나 진짜 징비하고 있는지 새겨봤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징비’(懲毖)란 ‘지난 잘못을 뉘우치고 되풀이하지 않도록 삼가다’는 뜻을 지닌 표현으로, 쉽게 사용하지 않는 용어임에도 서애 류성룡(西厓 柳成龍, 1542~1607)의 『징비록』을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대통령의 언급에서도 나타나듯이, ‘징비’는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심한다’는 정도의 의미로 대중적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서애의 징비정신에는 단어 풀이로서의 징비를 뛰어넘는 의미와 가치가 있다. ‘징비’가 보통명사라면, ‘서애의 징비’는 고유명사인 셈이다. 저자 이권효 교수는 이 책에서 서애의 삶과 글들을 분석함으로써 그의 사상과 정신이 지닌 의미를 온전히 드러내고자 하였다.
 
징비력의 10가지 요소
 
저자는 서애선생기념사업회가 9권으로 펴낸 『서애전서(西厓全書)』의 내용을 근거로 서애의 징비정신을 ‘징비력’으로 칭하고, 그 특징을 10가지로 정리하였다. 징비력의 10가지 요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분(公憤): 삶을 파괴하는 침략전쟁에 대한 강렬한 분노
반구(反求): 우리 자신의 부족함을 냉철하게 반성하며 개선함
실질(實質): 현실을 직시하면서 실용적으로 문제를 해결함
득인(得人): 오직 능력을 기준으로 임무의 적임자를 구함
득심(得心): 어려움을 이겨 내는 근본적인 힘으로서의 민심
진심(盡心): 각자 맡은 일에 한결같이 정성을 쏟는 자세
원려(遠慮): 앞날을 준비하면서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냄
생민(生民):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보듬고 지키려는 노력
수신(修身): 올바른 인격과 세상을 추구하는 주체적인 공부
초연(超然): 불완전한 현실에 유연하게 맞서고 넘어서는 정서
 
이와 같이 ‘징비력’은 한마디로 ‘삶을 준비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총체적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각각의 요소를 소개하면서, 매 장 매 절마다 서애가 남긴 문서, 편지, 시 등을 인용하였으며, 권말에는 별도의 어록을 정리하여 수록하였다. 이를 통해 그의 사상과 삶을 총체적으로, 매우 가깝게 느낄 수 있다.
역사는 되풀이되고, 삶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전란 속에서 서애 류성룡이 남긴 고언은 2018년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류성룡 징비력_앞표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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