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반란] 술잔 내려놓고 펜을 드니 일상에도 풍류가 넘치네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18-12-01   조회수 : 518

술의 반란

최명 지음 | 나남 | 564쪽 | 2만8000원
 
"칼을 뽑아 물을 베어도 물은 다시 흐르고, 술잔 들어 근심을 씻으려 하나 근심은 다시 솟는다." 이백(李白)의 시구다. 서울대 정치학과 명예교수인 저자는 멋이 넘치는 애주가로 이름 높았던 인물. 그가 돌연 '술을 끊었다'고 선언해 주변을 놀라게 했고, 김동길 박사는 축하하는 뜻에서 이 시구를 써 줬다고 한다. '며칠이나 가자 보자는 뜻인가?' 의아해하던 그는, 그다음에 유희이(劉希夷)의 시구인 '해마다 꽃은 비슷하게 다시 피지만 해마다 사람들은 달라진다네'가 덧붙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생각한다. '술 마시지 않는 시간 동안 촌음을 아껴 책을 읽어 괄목상대(刮目相對)하라는 뜻이구나!'
 
이 책은 그가 단주 전후로 쓴 교우기와 여행기, 서평, 편지와 생활의 단상을 모아 낸 산문집이다. 그 속에는 인문학의 향기가 어우러진 풍류와 인생사, 역사를 보는 눈이 담겨 있다. 한시 한 수가 광복 후 자유민주주의 국가 건설을 이룬 이승만의 정치적 역정으로 연결되고, 화가 김병기와 바둑 기사 문용직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사연과 함께 펼쳐진다. 책 뒷부분 세계 여행기는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박람강기의 표본이다.
 
첨부파일 술의 반란_앞표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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