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습격] 기득권 집단의 폭력 조망…시대의 진실 ‘호출’
매체명 : 광남일보   게재일 : 2018-06-24   조회수 : 494

조선 중기 영·정조시대를 배경으로 사람들의 멸시와 천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천한 무녀인 반야가 타고난 재주로 자신의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는 과정을 밀도있게 작가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대하 ‘반야’를 발표해 문단 안팎의 주목을 받았던 소설가 송은일씨가 장편 ‘달의 습격’(나남 刊)을 펴냈다. 이 소설은 반야가 완간됐던 지난해 말 2007년부터 10년만에 원고지 1만5000매 분량으로 완성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더더욱 주목을 받았다. 

 

‘달의 습격’은 세월호 참사에서 대통령 탄핵에 이르는 우리 시대를 배경 삼은 것으로, 당연함을 가장한 폭력과 이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설은 어둠에 가려져 있던 달이 기어이 하늘을 밝히듯, 주인공들은 주어진 운명에 거스르며 자신을 둘러싼 폭력적 세계에 저항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대형로펌의 대표이자 유력 정치인인 아버지, 세계적 여성학자인 어머니를 둔 서혜우는 두 집안의 결속을 위해 DH그룹 총수의 아들이자 국회의원인 양재륜과 정략결혼한다. 그러나 남편이 남자 보좌관과 정사를 벌이는 장면을 목격한 후로 고뇌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던 중, 그녀는 어린 시절 만났던 무당의 손자, 이제는 영화감독이 된 휘와 해후하며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두 집안은 자신들의 치부를 숨기고 권력을 지키려 협박에서 총격까지 잔인한 폭력을 휘두른다. 혜우와 휘는 자신들을 도울 동료를 모아 싸운다는 스토리다. 결론적으로 소설은 갑질 권력과 씨름하는 작지만 강한 영웅들의 모습을 반추하고 있다.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대하 ‘반야’를 탈고하고 6개월 쯤, 그 탈고와 출간 사이에서 오래 묵혀 놨던 4·16을 성급하게 불러냈다. 내 소설로서의 4·16은 이미 물 건너간 듯했다. 몇해 사이에 많은 작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4·16을 써냈다. 몇년전에 집필해 놓았지만 낡았다는 핑계도 생겼다. 실상 그 아픈 이야기를 다시 펼칠 일이 두려웠던 것”이라고 출간 소감을 대신했다. 

 

저자 송은일씨는 200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아스피린 두 알’이 당선됐으며, 장편소설 ‘불꽃섬’, ‘소울메이트’, ‘도둑의 누이’, ‘한 꽃살문에 관한 전설’, ‘사랑을 묻다’, ‘왕인’(3권), ‘천개의 바람이 되어’, ‘매구할매’, ‘반야’(전 10권)를 발표했다. 단편소설집으로는 ‘딸꾹질’, ‘남녀실종지사’, ‘나의 빈틈을 통과하는 것들’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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