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빛 속으로] 전업 작가는 결코 알 수 없는, 비작가 시대
매체명 : 헤럴드경제   게재일 : 2018-02-27   조회수 : 541

유시민 작가는 정치인이었고,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펴낸 인물로 스스로를 작가로 불러달라 말한다. 그 덕에 그는 전직 장관 대신 작가로 불린다. 그가 만약 소설을 내놓는다면 어떨까.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터다. 그는 소설을 쓰지는 않았지만 저자로 이름을 올린 책만 72권에 달한다. 그 뿐일까. 바야흐로 비(非)작가 시대다. 요즘 출간되는 도서 저자들 중 작가가 전업이 아닌 이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한 출판관계자는 비작가들의 활약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요즘 독자들은 효율적인 책읽기를 원합니다. 재미도 있으면서 정확하고 상세한 지식을 얻기를 원하죠. 여기에 더해 이 사회의 지식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호기심도 큽니다. 전문 작가가 몇 개월, 혹은 몇 년간 어떤 직업을 취재해 써내는 작품보다 해당 직군에 속한 이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말 그대로다. SNS 인기인, 주부, 블로거 등 누구나 책을 내는 시대지만 유독 전문 직업군에 종사하는 이들의 책은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담아내며 인기를 끈다. 그 뿐인가, 감동까지 더해지니 출판계도, 독자도 이들의 출간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사회학자, 검사, 정신과 의사 등 다양한 직군의 다양한 인물들이 자신 혹은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 책을 내고 있다. 직업적 메시지는 물론 사회에 대한 예리한 시선도 빼놓을 수 없다.

 

‘다시, 빛 속으로-김사량을 찾아서’(송호근 | 나남)는 사회학자인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해 4월 첫 장편 ‘강화도’를 낸 데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한 장편소설. 일제강점기, 굴곡의 역사를 통과한 작가 김사량(金史良·1914~1950)의 삶을 그렸다. 저자는 일제강점기 민족 정체성 형성을 연구하다 논리로 따지면 이념 장벽에 부딪히니 상상의 공간에서 해결하자는 욕심에서 김사량을 떠올리게 됐다고. 김사량은 평양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반일 투쟁으로 퇴학당한 뒤 일본으로 건너갔고 25세에 쓴 소설 ‘빛 속으로’로 일본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에 올랐으나 ‘반도인’이란 이유로 수상하지 못한 인물. 광복 후 6·25전쟁이 터지자 인민군 종군작가로 참전한 그를 통해 저자는 ‘정체성’ ‘민족의 정체성’ 문제를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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