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방송글, 방송말
매체명 : 천지일보   게재일 : 2011-12-12   조회수 : 2477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종합편성 채널이 늘어나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책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 예비언론인들을 위해 방송 글, 특히 방송기사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울러 TV나 라디오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비어 속어 은어 욕설 등에 노출된 방송의 행태를 꼬집고 있다.

책이 특히 역점을 둔 부문은 올바른 기사문장을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신문기사와 방송기사의 실제 예문을 많이 다루면서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또한 국제기사에서 스포츠기사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신문기사들을 예문으로 삼아 방송기사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좋은 방송기사로 바꿔 쓰는 연습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와 함께 올바른 우리말에 관한 자료도 싣고 있다.

◆ 예문 1 - 신문기사 고치기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2008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일 때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80달러 정도인데도 1800원이다”라며 “상식적으로 큰 줄기로 봐서 좀 내려야 하는 것 아닌지 잘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기름값은 다른 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국제 유가와 환율 간 변동관계를 면밀히 살펴서 적정수준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리드 문장이 7줄이나 된다. 너무 길고 핵심이 무엇인지 짚어내지 못했다. 핵심은 ‘휘발유 가격 인하를 검토하라’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리드에 숫자가 6번이나 들어가 있어 혼란스럽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이날’이라는 불필요한 단어를 쓰고 있는데 첫 문장에 ‘13일’이라는 날짜가 있기 때문에 다시 쓸 필요가 없다. 저자는 “신문 기자들이 고쳐야 할 고질병 중 하나가 ‘이날’이라는 단어를 계속 쓰는 것”이라고 밝힌다.

○ 방송 기사로 고쳐 쓴 문장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휘발유 가격을 좀 내려야 하는 것 아닌지 잘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2008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일 때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80달러 정도인데도 1800원이다”라고 지적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름 값은 다른 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국제 유가와 환율 간 변동 관계를 면밀히 살펴서 적정 수준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예문 2 - 방송에서의 숫자 표현
저자는 “청취자와 시청자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숫자는 쓰지 않는 것이 낫다”고 설명한다. 특히 교통사고가 났을 때, 사건·사고 담당 기자들이 판에 박힌 듯 차량의 번호를 기사에 담아 리포트하는 것을 자주 보는데 전혀 필요 없는 것이라고 밝힌다.

「오늘 아침 5시 반쯤 서해대교 위에서 목포를 향해 달리던 ‘서울 7바 1177’ 승용차와 서울로 올라오던 ‘전남 4로 3399’ 승합차가 정면으로 부딪쳐 두 명이 숨지고 세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도난차량 또는 뺑소니차량이 있어 경찰이 수배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번호를 알려줘야 하지만, 일반 사고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김기덕 지음 / 나남 펴냄

<2011-12-12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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