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 분야에 획기적인 자율 신장 필요"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08-06-23   조회수 : 7173
"사회 각 분야에 획기적인 자율 신장 필요"
정범모 한림대 석좌교수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지금 한국의 국가발전 단계에서 가장 긴요한 역사적 과제는 경제계·교육계를 위시한 이 사회 각계각층에 자율(自律)의 폭을 획기적으로 인용(認容)하는 일이다. …나는 그러한 획기적인 자율의 신장이, 여러 영역에서 중진으로 맴돌고 있는 한국이 선진으로 진입하는 데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고 믿는다."

교육학계의 원로인 정범모(鄭範謨·사진) 한림대 석좌교수가 새 저서 《한국의 세 번째 기적》(나남 刊)을 냈다. 지난 세대가 이룩했던 큰 성취인 경제발전과 민주화가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기적이었다면, 다음 세대가 이룩해야 할 세 번째 기적은 자율의 획기적인 신장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기업, 금융, 지방행정, 교육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규제를 폐지하고 완화하며 중앙의 통제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이것은 1990년대에 들어선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진작 이루거나 노력했어야 할 과제이지만, 이들 정부는 그 과업에 대한 역사적 사명감도 없었을 뿐 아니라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각종 타율적 규제를 더 강화해 온 감마저 짙다는 것이다.

왜 한국이 지금의 역사 단계에서 자유와 자율의 획기적인 신장을 이룩해야 하는가? 그는 "자유와 자율이 용인되지 않은 민주주의는 결격형(缺格型) 민주주의, 반조각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적 선거만 있다고 민주주의가 아닌 것은 민주 선거로 권좌에 오른 히틀러의 예에서 잘 드러난다. 자유와 자율은 인간이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느끼게 하는 인간적 질감의 원천이며, 성취와 생산의 원동력이자 도덕적 감각의 원리라는 것이다. 그는 "굶주린 빈곤의 단계에서 사람들은 빵만 주면 타율도 참지만 지금 한국은 그런 사회가 아니다. 한국인에게는 명령이나 규제를 받기 싫어하는 신바람 기질이 있는데 신이 나게 하는 제일의 조건은 자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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