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떠났지만, 작품은 영원하다
매체명 : 문화일보   게재일 : 2008-05-08   조회수 : 6676
교보문고 등 온·오프 서점 ‘추모 코너’ 마련

‘토지’의 작가 박경리씨는 떠났지만, 그의 작품들은 생명을 지닌 채 남아 있다.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 작가는 떠나도 작품은 남는, 그저 남는 것이 아니라 그 생명이 더 뜨거워지는, 위대한 작가의 기쁜 운명이다. 교보문고를 비롯해 온··오프 서점들은 일제히 소설가 박경리 코너를 따로 마련해 그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 모아 독자들 앞에 내놓기 시작했고,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였던 그의 작품들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팔려 나가고 있다. 인터넷에는 그를 추모하고, 그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는 블로그가 하루에도 수십개씩 새로 생기고 있다.

◆서점에서 찾아보는 박경리=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최근 박경리씨의 작품을 따로 모은 코너를 마련했다. 인터넷 교보도 ‘박경리 문학관’을 ‘토지는 영원하다. 문단의 큰 별 박경리 타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메인 화면에 배치했다. 인터넷 교보는 한국의 중요 문학가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작가와 독자와의 소통을 꾀하기 위해 ‘우리 시대 문인들과의 만남’이라는 코너를 기획, 지난주부터 그 첫 주인공으로 박경리씨를 모셔서 ‘박경리 문학관’을 열었다.

지난주 내내 ‘박경리 문학관’을 문학 코너 안에서 진행한 서점측은 박경리씨가 타계하자 ‘박경리 문학관’을 메인 화면으로 옮겨 운영에 들어갔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도 ‘한국 문학 어머니를 잃다’라는 문패를 내걸고, 그의 작품 세계를 정리하고, 그의 책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우연히 지난달부터 ‘토지’ 출간 35주년을 기념해 출판사와 함께 ‘박경리 문학 페스티벌’을 열고 있던 알라딘은 이를 그대로 옮겨 추모 사이트로 만든 것. 예스 24도 ‘한국인의 삶 속에 영원히 묻힌 고 박경리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추모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에 들어갔다.

이들 인터넷 서점의 박경리 추모 코너는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정리하고, 그의 책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있으며, 독자들이 박경리씨에 대한 추모의 글을 남기도록 구성했다.

◆작품으로 만나는 박경리=작가가 떠나면서 그의 대표작이자, 한국문학의 기념비적 대작인 ‘토지‘ 5부 21권뿐 아니라 ‘김약국의 딸들’(1962년), ‘파시’(1963년), ‘시장과 전장’(1965년) 등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골고루 높아지고 있다.

‘토지’를 비롯해 그의 대표작을 출간하고 있는 나남출판사의 방순영 편집장은 “박경리 선생님의 작품은 변함없이 꾸준히 나가는 스테디셀러”라며 “타계 소식이 전해지면서, 평소보다 2배이상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지난 2000년 고인이 틈틈이 써온 시편들을 한데 묶어 내놓았던 시집 ‘우리들의 시간’이다.

방 편집장은 “이제까지 선생님의 작품 중에서 ‘토지’ ‘김약국의 딸들’ ‘시장과 전장’ ‘파시’ 등이 꾸준히 팔려나갔고 ‘우리들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은 작품이었다”면서 “하지만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이 시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히려 시집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한편 박경리씨 타계 이후 인터넷에는 그를 추모하고,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블로그들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새로 생기면서 흩어진 그의 문학 팬들은 인터넷에 모여 그를 기억하고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현미기자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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