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역사 (제4권) - 육체의 고백] 권력자는 약자에게 고백을 강요하는 사람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19.11.23   조회수 : 872

육체의 고백|미셸 푸코 지음|오생근 옮김|나남출판|656쪽|3만2000원

프랑스 사상가 미셸 푸코(1926~1984)의 유작(遺作) '육체의 고백' 한국어판이 나왔다. 푸코의 대표작 '감시와 처벌'을 지난 1994년에 번역 출간한 오생근 서울대 불문과 명예교수가 이번에도 유려한 솜씨로 옮겼다. '육체의 고백'은 저자의 타계 34년 만인 지난해 출간됐다. '성의 역사'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지식의 의지' '쾌락의 활용' '자기배려'에 이어 나온 이 책은 '육체'에 대한 '고백' 형식이 서양사에서 4~5세기 이후 기독교의 '고해성사'를 거쳐 교회 바깥의 사회에서도 권력관계에 미친 영향을 탐구했다. 오 교수는 역자 해설에서 "기독교 윤리가 서양인의 삶과 생활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근원적 관점에서 분석했다"고 썼다.

 

푸코는 '성의 역사' 시리즈를 통해 서양의 근대 권력이 체제 유지와 노동력 확보를 위해 부부 성관계를 제외한 성행위를 죄악시하고 관리한 역사를 탐구했다. '육체의 고백'은 초기 기독교에서 중시되지 않은 '고해성사'가 점차 교회 권력을 강화하는 제도로 정착된 과정을 분석했다.


권력이 곧 '고백을 듣는 자'를 뜻하게 됐다는 것. '고백'은 '세례'에서 꼭 필요한 '속죄'의 고행이었다. '고백' 문화는 기독교 사회의 특성으로 확산됐다. 중세와 근대 이후에도 약자의 '고백'은 강자의 '감시'와 더불어 권력관계의 작동 원리가 됐다. 오 교수는 "푸코는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진실을 고백해야 하는 '슬픈' 육체의 '변호인' 역할을 통해 '육체의 진실을 밝히려 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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